물건을 사는 자가 좋지 못하다 좋지 못하다 하다가 돌아간 후에는 자랑하느니라 (잠언 20장 14절)
'~하지 못하다.'의 꼴은 반드시 '못하다'로 '못'과 '하다'를 붙여 씁니다.
그러나 '하다'라는 동사를 부정하는 말인 '못'을 앞에 붙이면, '하다'와 띄어 써야 하겠지요.
못 듣는 사람도 듣게 하고, 말 못하는 사람도 말하게 한다 하니라 (마가복음 7장 37절)
위에서 못은 '듣는다'라는 동사를 부정하는 말로 쓰였기 때문에 띄어쓰기를 했습니다.
'말 못하다.'에서 '못하다'라는 동사의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표준국어대사전)
못-하다[모ː타-][Ⅰ]「동사」【…을】
- 어떤 일을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게 하거나, 그 일을 할 능력이 없다.
¶ 노래를 못하다/술을 못하다.[Ⅱ]「형용사」
- 「1」【…보다】비교 대상에 미치지 아니하다.
¶ 음식 맛이 예전보다 못하다./건강이 젊은 시절만 못하다.- 「2」((‘못해도’ 꼴로 쓰여))아무리 적게 잡아도.
¶ 잡은 고기가 못해도 열 마리는 되겠지./아무리 못해도 스무 명은 족히 넘을 것이다.[Ⅲ]「보조동사」((동사 뒤에서 ‘-지 못하다’ 구성으로 쓰여))
- 앞말이 뜻하는 행동에 대하여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그것을 이룰 능력이 없음을 나타내는 말.
¶ 눈물 때문에 말을 잇지 못하다/바빠서 동창회에 가지 못하다/배가 아파 밥을 먹지 못하다/성우는 어지럼증 때문에 자신을 가누지 못하고 바닥에 누워 머리를 끄덕였다.≪이원규, 훈장의굴레≫[Ⅳ]「보조형용사」
- 「1」((형용사 뒤에서 ‘-지 못하다’ 구성으로 쓰여))앞말이 뜻하는 상태에 미치지 아니함을 나타내는 말.
¶ 편안하지 못하다/아름답지 못하다/음식 맛이 좋지 못하다./그런 태도는 옳지 못하다.- 「2」((주로 ‘-다(가) 못하여’ 구성으로 쓰여))앞말이 뜻하는 행동이나 상태가 극에 달해 그것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말.
¶ 희다 못해 푸른빛이 도는 치아/먹다 못해 음식을 남기다/보다 못해 간섭을 하다/기다리다 못하여 돌아갔다./배가 고프다 못하여 아프다.
위의 뜻 중에 '말 못하는 사람'은 말을 할 능력이 없다는 의미인 것이죠.
그런데 '말을 못 하다.'로 쓰면 의미가 달라집니다.
'말을 해야 했지만 하지 못했다.'의 의미가 되니까요.
능력이 없어 못한 것과
해야 하는데 못 한 것은 구별해야 합니다.
청소 해 (청소를 하라는 뜻)
청소 못 해. (청소를 하지 않겠다는 뜻)
청소 못해 (청소를 할 능력이 없다는 뜻)
구별이 되시나요?^^
(2014. 4월 경기도교육청 모의고사 문법 기출)
'빛탐국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문구 소설, <암소> 본문 일부 (0) | 2014.06.26 |
---|---|
'윗-, 위-, 웃-'의 구별 (0) | 2014.06.10 |
‘밝다, 맑다, 밟다, 넓다’의 발음 (0) | 2014.05.16 |
'넓다' '밟다'의 발음 (0) | 2014.05.02 |
'이에요'(O) / '이예요'(X) (0) | 2014.05.01 |
'만큼, 대로, 뿐'의 띄어쓰기 (0) | 2014.04.11 |
'솟대'는 사이시옷이 쓰인 걸까? (0) | 2014.04.10 |
해님(O), 햇님(X) (0) | 2014.04.09 |
용언의 활용 (0) | 2014.04.09 |
'김치찌개'의 '찌개'는 파생어가 아니다. (0) | 2014.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