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탐국어

국어 공부, 어떻게 해야 하나?

빛탐국어 2014. 7. 29. 15:21

국어 공부를 왜 해야 하나? 답은 뻔한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대학 입시의 도구일 뿐이라면,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는 국어를 더 이상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학 신입생이 되면 고등학교 때와는 다르게 자신이 선택해서 시간표를 짜고, 여러 교양 수업들을 듣는다. 전공이 수학이라면, 수학과 관련된 전공 수업도 듣겠지만, 많은 수업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요약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야 완성할 수 있는 과제물들을 요구한다.

이때 그 과제물들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읽기, 요약하기, 읽기, 쓰기 등의 국어 능력이 필요하다. 대학 때뿐이겠는가? 졸업을 하고 취업을 했을 때에도 보고서 작성이나, 프레젠테이션 준비 등으로 국어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KBS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국어 자문을 할 때에도, 기본적인 문법 지식만 알고 있어도 충분히 내가 쓴 글이 맞는지 틀린지를 사전을 통해 구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많이 본 적이 있다.

 

국어가 도구 교과의 성격을 지닌다는 뜻일 텐데, 사탐을 공부할 때에도 교과서를 읽고 요약하고 나름 머릿속에 정리하려면 국어 능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국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모든 일들을 잘 해내기 위해서 인가?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다. 국어 능력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적인 능력이기 때문에.

 

그러나 이러한 실용적인 목적 말고도, 문학 문화를 향유하는 교양인으로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삼기도 한다. 문학 속에는 인간들의 다양한 삶과 고뇌가 담겨있다. 이 세상의 진실은 소설 속에 모두 담겨있다는 주장도 있지 않은가? 문학 작품을 통해 우리는 삶을 성찰하게 되고, 세상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문학과 멀어지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왜 그럴까? 문학 교육이 문학을 사랑하게 하는 교육이 아니라, 단지 문제를 풀기 위한 제시문 정도로 인식되도록 가르쳤기 때문이 아닐까? 국어 선생님들이 아무리 독서를 많이 했다고 하더라도, 문제집들에서 나오는 그 모든 작품을 읽었고, 그 작품에 감동했으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 않겠는가? 읽어보지도 않고, 감동 받은 적도 없는 작품을 문제 풀이를 위해 가르치는 선생님도, 학생도 그 과정에서 무슨 감흥이 있겠는가? 문학 교육이 학기 초에 한 학기 동안 읽을 독서 목록을 공유하고 이 작품을 함께 읽어나가는 교육 과정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정 교육 과정을 성취하고자 문학이 하나의 소재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소설 하나를 제대로 읽으면 그 안에서 교육 과정에서 성취되어야 할 것들이 자연스럽게 반복 성취되는 교육과정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국어 공부를 위해 고등학생들, 특히 고3들은 문제 풀이에 여념이 없다. EBS 교재가 수능 준비를 위한 필수 교재가 되어버린 현실에서 학생들은 밤낮으로 문제를 풀어댄다. 마치 문제 풀이 로봇으로 만드는 것 같다. 문제를 풀면서 무슨 감동이 있겠는가? 무슨 삶의 성찰이 있겠는가?

 

예전에 무협 소설을 너무 좋아해서 수많은 무협 소설을 탐독한 한 학생이 다른 문제집을 풀지 않았는데도 수능 국어에서 1등급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렇다. 국어 공부는 문제집을 푸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문제 풀이를 위한 기본 개념들은 중학교 때 모두 다 배웠다. 기본 개념이 흔들리는 학생이 있다면 중학교 수준의 기본 개념을 다시 공부해 둘 필요가 있다. 모든 교과목은 기본 개념이 중요하다! 고3이 됐는데도 반어와 역설을 구별 못하고, 감정이입에 대해 설명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기본 개념에 대한 학습이 끝났다면 독서하듯 공부하라.

 

매일 신문을 읽고, 인문학, 교양, 문학 서적들을 탐독하는 학생이라면 굳이 국어 공부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 국어 공부를 하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기존의 공부 방법을 포기하지 못하겠다면, 문제집을 풀되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면서 풀어보라. 단락을 읽고 요약해서 써보고, 문제에서 이것이 답이라면 왜 이것이 답인지 논리적으로 써 보라. 비문학 제시문들은 모두 인문학, 교양 서적에서 발췌한 것이라서 그것만이라도 읽고 능동적으로 독해를 한다면 국어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 사고 훈련을 끊임없이 하는 것. 문제를 푸는 것은 공부가 아니다. 문제를 다 풀고, 틀린 문제가 있다면, 왜 틀렸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진짜 공부한 시간임을 잊지 말자.